'입시미술'이란 말처럼 슬픈 말이 또 있을까.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야 하는 미술(美術)이 누군가를 이겨야하는 경쟁이 되고, 순위가 되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지만 그래도 미술, 디자인, 그림이 갖는 아름다움, 특히 꽃다운 어린 아이들이 그려야하는 그림은 아름다움을 향한 손짓을 멈춰선 안된다. 스케치 선을 따라 채색이 진행중이다. 나무 하나를 칠하는데에도 정말 많은 색의 조합과 여러 방향의 터치들을 필요로 한다. 저마다 다른 것들이 조화롭게 모여 하나가 되어 가는 세상의 이치같다. 아무것도 없는 순백의 종이, 그저 흰 종이가 당신에 의해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는 과정을 상상 해보라. 그것은 편지나 글씨 일수도 있지만, 이렇게 그저 보기만 하면 되는 그림일 수도 있다. '읽기'가 아닌 '보기'의 행위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그림은 얼마나 놀라운 언어인가.  백문이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했다. 단 한 번의 봄은 그만큼 중요하다. 입시에서는 더더욱 중요하다. 그림을 많이 봐야 많이 알 수 있고, 아는 만큼만 그려지더라는 어느 합격생의 경험담이 당연히 와닿는 것도 그때문이다. 한 번의 좋은 시범으로 학생들은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 아주 빼어난 기초디자인 연구작이 완성되었다. 자연물만을 소재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적인 요소와 감성이 잘 살아있다. 특히 색조의 치밀한 배치와 포스터 물감의 능숙한 표현들은 학생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명심하자, 입시그림은 아름다울 수 없다는 고정관념으로는 결코 최고가 될 수 없다.